국립공원 탐방객과 사찰 간의 갈등을 일으켰던 문화재 관람료가 폐지됐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 탐방로를 이용할 때 내야 했던 사실상의 입장료도 사라지게 됐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15개 국립공원 내 23개 사찰 중 21개 사찰에서 4일부터 문화재관람료 감면제를 시행한다.
대한불교조계종이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한 사찰 65곳에 대해 문화재 관람료를 받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립공원 내에 있는 사찰은 문화재 관람료 명목으로 1000원에서 최대 6000원을 징수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4곳이 탐방로 입구에서 관람료를 받았다.
하지만, 감면제 시행으로 인해 탐방객들은 설악산과 지리산 등 주요 국립공원에 있는 유명 탐방로를 걷기 위해 사실상의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보리암과 소백산국립공원의 희방사 등 국가지정문화재가 없는 두 개 사찰은 감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립공원공단에서 추천한 탐방로 6곳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하고자 한다. 가족 단위의 탐방객이나 등산에 익숙하지 않은 이른바 ‘등린이’도 쉽게 걸을 수 있는 곳이다.
오대산국립공원의 전나무숲
천 년의 숲으로 불리는 오대산국립공원의 전나무숲은 광릉 국립수목원, 변산반도국립공원 내소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전나무숲으로 꼽힌다.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월정사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1km 코스로 30분이면 걸을 수 있다.
이전에는 5000원의 문화재 관람료를 받았지만, 이제는 공짜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오대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전나무숲은 사람이 가장 행복을 느끼는 해발 700m 위치에 있고, 전나무숲 옆에는 음이온을 발생시키는 오대천이 흐른다”며
“울창한 전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로 삼림욕 하기 좋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숲”이라고 말했다.
설악산국립공원 비룡오솔길
설악산국립공원 설악동지구에 위치한 비룡오솔길은 소공원에서 비룡폭포까지 연결된 약 2.4km의 탐방로다.
비룡교를 지나 자연관찰로로 이어지는 탐방로 초입은 쌍천을 따라 물과 바람 소리를 들으며 차분하게 시작되며, 울창한 숲으로 이어지는 자연을 느낄 수 있다.
비룡폭포까지는 편도로 한 시간 정도 걸린다.
등산에 좀 더 자신이 있다면 30분을 더 걸어 45년 만에 개방된 토왕성 폭포의 비경을 즐길 수도 있다.
특히 이 탐방로는 산새들이 많이 서식하는 장소로 간혹 오색딱따구리가 나무를 두들기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지리산국립공원 화엄사길
지리산국립공원 화엄사길은 화엄계곡 입구에서 잘 정비된 계곡길을 따라 연기암까지 가는 길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탐방코스다.
흙길과 돌길이 번갈아 나오는 약 2㎞ 구간으로 1시간 정도 걸린다.
화엄사길은 시원한 물소리와 아름다운 산새 소리가 어우러진 탐방로로 완만하고 평탄한 길에 소나무와 서어나무들이 어우러져 있어 숲 속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화엄사에서 연기암 가는 길에 위치한 암자로에는 지장암 등 6개의 암자가 탐방로 안쪽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국립공원의 자연과 화엄사의 문화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교량인 삼소교가 개통돼 지리산에 쉽게 오를 수 있는 길이 생겼다.
화엄사의 장엄함에 웃고 화엄사 계곡의 청량함에 웃고 지리산의 수려함에 웃는다는 뜻의 삼소교는 약 20m 길이의 아치형 석재다리다.
속리산국립공원 세조길
속리산국립공원에 있는 세조길은 조선 7대 임금인 세조가 복천암에 있던 신미대사를 만나기 위해 다녀간 길이자 피부병에 걸린 세조가 요양차 속리산을 왕래했던 길이기도 하다.
법주사~복천암(편도 3.2㎞) 구간의 평지 탐방로로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고, 휠체어·유모차 등도 다닐 수 있는 무장애 구간(1.8km)도 있다. 2016년 9월에 개통했다.
속리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세조길은사계절 특색이 뚜렷한 수변경관과 피톤치드가 풍부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법주사 일원으로 겹벚꽃이 아름답게 피는 속리산의 대표적인 명소”라고 말했다.
내장산국립공원의 자연사랑길
자연사랑길은 마사토길로 이루어져 있어 유모차와,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탐방객이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다.
또한 자연사랑길 중간중간 자연해설판이 설치되어 있어 어린아이들에게 자연에 대한 학습도 겸 할 수 있는 탐방로다.
일방통행 대상구간은 내장산국립공원 내장산지구 내 저지대 탐방로 자연사랑길 구간(내장사매표소~동구리 1.5km)으로 8월 중 약 2주간 사전 홍보 계도기간을 거쳐 시행한다.
내장산은 연간 90만 명 이상이 찾는 핵심지역으로 우화정, 원적골자연관찰로, 내장사 등의 명소가 위치해 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의 내소사길
내소사 전나무 숲은 오대산 월정사, 광릉 국립수목원과 함께 한국의 3대 전나무 숲 중 하나이며, 내소사 전나무숲길은 제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함께 나누고픈 숲길”로 선정되어 아름다운 공존상(우수상)을 수상하였다.
이곳에 오면 ‘모든 것이 소생한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 내소사, 관음봉, 세봉이 병풍처럼 둘러싼 곳에 아늑히 자리한 내소사 입구에는 700여 그루의 곧은 전나무가 울창한 터널을 만들고 있다.
하늘 향한 전나무가 짙게 드리운 그늘 속을 거닐다 보면 특유의 맑은 향기가 들이쉬는 숨과 함께 온몸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어 어느새 속진에 지친 심신을 말 그대로 소생시킨다.
내소사 전나무 숲은 일주문에서 피안교에 이르기까지 600여 미터의 숲길로 이어져 내소사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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